미스트롯2’ 톱7 인터뷰―은가은 “관객 한 명 앞에서도 노래 불렀는데… 이젠 4만명으로 가득 찬 무대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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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smicMusicLab 작성일 21-03-17 17:51본문
“어릴 땐 남다른 ‘꿈’이란 게 꼭 있어야 했나 했거든요. 그러다 성악을 한번 해보고는 완전히 미쳤던 듯해요. 중학교 1학년 CA(특별활동) 시간이었는데, 피아노 반주에 맞춰 제 목소리가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 집은 방음이 안 돼 학교 가로등 불빛 아래서 소리 내고, 뒷산 무덤가에서 노래 부르고…. 그땐 맘껏 소리 지를 수 있어 속 시원했지,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정말 홀렸던 것 같아요.”

<인형같이 조막만 한 얼굴에 작은 체구로 폭발적인 고음을 쏟아내며 TV조선 ‘미스트롯2’ 톱 7에 오른 은가은(34·본명 김지은)은 “노래에 미쳤었기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그랬던 저도 미스트롯2에 모인 실력자들 면면에 놀랐어요. 죽을 힘 다해 열심히 했는데도 무대마다 절망이었고, 바닥 끝까지 떨어진 기분이었죠. 계속 추가 합격, 패자부활전으로 살아나서 ‘불사조’ ‘좀비’라는 별명도 붙었고요. 하하. 그랬던 제가 톱 7까지 오르다니, 솔직히 제가 가진 운은 다 쓴 거 같아요(웃음).”
경남 김해 출신인 그는 지난 2007년 MBC 신인 가수 선발 예능 프로그램인 ‘쇼바이벌’ 우승자로 대중에 나섰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가 ‘렛잇고’를 부른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되면서 ‘고음 여신’ ‘엘사 언니’란 별명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각종 드라마 OST를 부르며 실력을 입증했다.
“어렸을 때 조수미 선생님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면서 컸거든요. 집에 컴퓨터도 없었고, TV도 안 봐서 아이돌 가수 같은 개념이 아예 없었어요. 오죽하면 당시 인기 아이돌 그룹 HOT가 장갑·모자 파는 패션모델인 줄 알았으니까요.” 초등학교 시절 은행 다니던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집안이 어려워졌다. 어머니가 공장 주·야간을 다니며 3남매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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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막만한 얼굴에 도회적인 모습으로 '도도해보인다' '까탈스러울것 같다'는 둥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은가은의 실제 모습은 털털하기 그지 없었다.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노래에 의지하며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성악은 포기했지만, “할 줄 아는 게, 할 수 있는 게 노래뿐이었다”는 은가은의 길을 열어준 것도 노래였다. 대학(부산 동주대학교) 조교가 온라인에 올린 은가은의 노래 영상을 본 작가에게서 연락이 와 ‘쇼바이벌’에 나가게 되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고(故) 신해철의 설득으로 서울행을 결심하면서 가수 인생이 시작됐다. 록밴드부터 댄스 가수까지 뭐든 도전했다. 목소리에 트로트 색이 배어있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지난해 초부터 트로트에 정식으로 뛰어들었다. ‘미스트롯2′ 당시 에이스전 무대에서 부른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는 팬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무대 중 하나. ‘고음 여신’답게 12키까지 올려 연습했다 최종으론 8키에서 9키까지 올려 불렀다. 무엇보다 트로트 기교에 매달렸던 그에게 “가사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불러라”는 엄마의 조언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큰 힘이 됐다.
